아이가 변을 본 뒤 닦아 주다가 휴지에 빨간 피가 묻어 있으면 깜짝 놀라게 됩니다. 설사 없이 변 겉면이나 휴지에만 선홍색 피가 묻는 경우에는 항문 주변 피부가 살짝 찢어진 항문 열상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글은 원인과 집에서의 관리, 진료가 필요한 신호를 정리한 것입니다.
왜 생기는지
미국소아과학회(AAP)가 운영하는 HealthyChildren.org의 증상 안내는 항문 열상이 크고 단단한 변이 나올 때 항문 피부가 찢어져 생기며,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아이의 약 90%에서 원인이라고 설명합니다. 시애틀 어린이병원 자료도 같은 수치를 제시합니다. 이때 피는 대개 변 겉면이나 휴지에 묻는 정도이고, 색은 선홍색이며, 양은 아주 적은 편입니다. 변기 물이 연한 분홍빛이 될 정도로 몇 줄기 피가 보여도 실제 출혈량은 많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고 안내됩니다. 한 번 찢어지면 아파서 변을 참게 되고, 참을수록 변이 더 단단해져 다시 찢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연령별·시기별로 어떻게 다른지
분유 수유 영아는 변이 단단해지면서, 이유식을 시작하는 시기에는 식단 변화로 변비가 생기면서 열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배변훈련을 시작한 유아는 변을 참는 경향이 있어 단단한 변이 쌓이기 쉽습니다. 학령기에는 화장실 가기를 미루는 습관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연령과 관계없이 설사와 함께 피가 나오거나 아이가 아파 보이는 경우는 다른 원인을 확인해야 하므로 열상으로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하는 관리법
HealthyChildren.org의 증상 안내에는 따뜻한 물에 20분 정도 앉아 있는 좌욕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변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어서, 만 1세가 넘은 아이라면 채소, 과일, 통곡물 같은 섬유질과 물을 충분히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변비가 이미 있다면 AAP의 소아 변비 안내처럼 변을 부드럽게 하는 약을 의사와 상의해 쓰는 방법이 있고, 용량은 아이마다 다르므로 임의로 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배변 후에는 거친 휴지 대신 미지근한 물로 씻기고 톡톡 두드려 말려 주세요. 변이 마려울 때 참지 않도록 식사 후 10분 정도 화장실에 앉는 시간을 만들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변을 보며 울거나 겁을 내면 칭찬과 격려로 긴장을 풀어 주세요.
부모들이 흔히 하는 오해
첫째, 피가 보이면 모두 치질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소아에서는 치질보다 열상이 훨씬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둘째, 피가 났으니 변을 참게 하거나 먹는 양을 줄여야 한다고 여기는 것인데, 오히려 변이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한 번 나은 뒤 변비 관리를 멈추는 것입니다. 변이 다시 단단해지면 재발하기 쉽습니다. 넷째, 항문 주변이 빨갛고 따가운 경우를 모두 열상으로 보는 것입니다. 피부 감염이 원인일 때도 변에 피가 묻을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합니다.
병원 진료가 필요한 신호
AAP 증상 안내는 소량의 피만 있고 다른 증상이 없다면 24시간 안에 소아청소년과에 연락하도록 권하며, 가능하면 피가 묻은 휴지나 기저귀를 보관해 두라고 합니다. 반면 변이 검거나 타르처럼 끈적하고, 설사와 함께 피가 나오며, 소변이 분홍색이나 차 색깔이고, 배가 아프거나 멍이 이유 없이 잘 드는 경우, 그리고 생후 12주 미만 영아에서 피가 보이는 경우에는 당일 진료가 필요합니다. 피가 많이 나오거나 아이가 창백하고 축 처지고 어지러워한다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병원 또는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열상이 2주 넘게 낫지 않거나 반복될 때도 진료를 권합니다. 이 정보는 미국 소아과 자료에 근거하며, 다른 국가라면 현지 소아과와 상담하세요. 이 정보는 진단 도구가 아니며 전문의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