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빈 의자에 대고 말을 걸거나, 식탁에 있지도 않은 친구의 자리를 챙겨달라고 할 때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혹시 사회성이 부족해서 진짜 친구 대신 상상 친구를 만든 건 아닐까” 걱정하는 부모도 많지만, AAP(미국소아과학회)는 이런 모습이 대부분 지극히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라고 안내합니다.

언제, 왜 나타나는지

AAP에 따르면 상상 친구는 만 2세 6개월에서 3세 정도부터 나타날 수 있으며, 연구에서는 만 3-5세 아이들이 상상 친구를 갖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5-12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약 28%의 아이가 상상 친구를 가진 경험이 있다고 보고됩니다. AAP는 상상 친구와의 놀이가 아이의 사회·정서·대처 기술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상상 친구는 실제 또래와 부딪힐 때 생길 수 있는 위험 부담 없이, 아이가 사회적 상황을 미리 연습해볼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아이는 상상 친구와 대화하며 사회적 대본을 시연해보고, 갈등을 상상 속에서 조율해보고, 다양한 역할을 실제 또래 관계에서 생길 결과에 대한 부담 없이 탐색해볼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부분

상상 친구가 있다는 것이 또래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는 아닙니다. 오히려 상상력과 인지 발달이 활발하다는 지표로 볼 수 있어, 굳이 없애려 하기보다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습니다. 아이가 상상 친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고, 함께 상상 친구를 위한 자리를 챙겨주는 정도로 맞춰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만 상상 친구를 핑계로 잘못을 떠넘기려 할 때는(“제가 안 그랬어요, ○○가 그랬어요”)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은 아이 스스로에게 있다는 점을 부드럽게 짚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흔히 하는 실수

“그런 친구는 없어, 그만해”처럼 상상 친구의 존재를 강하게 부정하거나 야단치면, 아이가 자신의 상상력을 부끄러워하게 되거나 오히려 몰래 숨어서 상상 놀이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상 친구에게 지나치게 몰입해 실제 친구를 만날 기회를 소홀히 하는 것도 균형이 맞지 않습니다. 상상 친구는 인정하되, 또래와 어울리는 시간도 꾸준히 마련해주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아이마다 다를 수 있는 부분

형제가 없거나 또래와 만날 기회가 적은 아이일수록 상상 친구를 만드는 경우가 조금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이것이 사회성 부족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상상 친구가 몇 달 만에 사라지는 아이도 있고, 몇 년에 걸쳐 계속 등장하는 아이도 있는데 둘 다 자연스러운 범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럴 땐 소아청소년과 상담을 고려해보세요

AAP는 언어·말하기 패턴·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다른 발달상의 우려가 함께 보이는 경우, 상상 친구가 전혀 사라지지 않거나 하루 종일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 상상 친구가 아이에게 위협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부추기는 경우, 사회적 교류·위생·언어·집중력에서 갑작스러운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 가까운 가족 중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라면 소아청소년과와 상담해볼 것을 권합니다. 이 정보는 진단 도구가 아니며 전문의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