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걷고 잘 말하던 첫째가 동생이 태어난 뒤 갑자기 “맘마”, “응가” 같은 아기 말투를 쓰거나 기저귀를 다시 찾는 모습을 보이면 부모는 당황하기 쉽습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이런 변화를 발달이 뒷걸음질 친 것이 아니라, 달라진 가정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흔한 반응으로 설명합니다.
왜 생기는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동생이 태어나면 첫째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긴다고 느낄 수 있고, 이 불안을 다시 유아적인 행동으로 관심을 되찾으려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만 2-5세 아이들은 아직 서운함이나 불안 같은 복잡한 감정을 말로 정리해 표현하는 능력이 충분히 자라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마음의 불편함이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드러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AAP도 동생 출산 같은 큰 변화가 아이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퇴행과 함께 나타나는 어느 정도의 양가감정(동생을 예뻐하다가도 밀어내는 모습)을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봅니다.
연령별·시기별 양상
배변훈련을 막 마친 만 2-3세 아이는 대소변 실수가 다시 늘어나거나 손가락을 다시 빨기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고, 언어 표현이 늘던 만 3-5세 아이는 아기 말투로 되돌아가거나 “나도 안아줘”, “나도 우유병에 먹을래”처럼 동생과 똑같은 대우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동생이 태어난 직후 며칠 안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가, 가정의 일상이 새로운 리듬에 자리를 잡으면서 점차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 하는 관리법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와 AAP는 공통적으로 첫째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을 매일 짧게라도 확보할 것을 권장합니다. 하루 10-15분이라도 첫째가 원하는 놀이를 함께 하며 “너도 여전히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전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기 말투를 쓰더라도 그 자체를 혼내기보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 “안아주길 바라는구나”처럼 감정을 이름 붙여 말로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쓰입니다. 동생을 돌볼 때 “기저귀 갖다주기”처럼 첫째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역할을 맡기면 소외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들이 흔히 하는 오해
“다 컸는데 왜 이러니”, “너는 형이니까/누나니까 참아야지”처럼 나이에 맞는 행동을 강요하면 오히려 억울함과 불안이 커질 수 있습니다. 퇴행을 그대로 두면 버릇이 된다고 여겨 엄격하게 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불안의 표현일 뿐 의도적인 버릇없는 행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든 요구를 다 받아주며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도 필요한 변화는 아니며, 일상 규칙은 평소대로 유지하면서 정서적 지지만 더해주는 균형이 도움이 됩니다.
이럴 땐 소아청소년과 상담을 고려해보세요
퇴행 행동이 3개월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심해지는 경우, 동생에게 반복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자해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경우, 퇴행 때문에 수면이나 식사, 어린이집 등원 같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라면 소아청소년과나 아동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정보는 진단 도구가 아니며 전문의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